SDG 서평

제목매거진RE 창간호를 읽고 by charis2018-07-04 15: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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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교장로교회 홈페이지를 통해 우연히 매거진RE라는 잡지가 새롭게 창간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낯선 이름의 충일교회 이운연 목사님이 대표로 있는 그라티아라는 출판사에서 발간한 잡지입니다. 그래도 축사를 쓴 유해무 교수님과 글을 기고한 강영안, 허순길, 이성호 교수님은 이름은 들어 본 분들이고, 이성호 교수님이 적극 추천하시길래 호기심에 이끌려 책을 신청하였습니다.




 


  손바닥보다 약간 큰 정도의 작은 사이즈로 단단하고 깔끔한 느낌의 디자인은 합격점입니다. 앞뒤 표지도 꽤 두꺼운 재질로 만들어져 쉽게 구겨질 것 같진 않습니다. 아쉬운 점은 책이 작은 만큼 글씨도 작아져서 눈이 안 좋으신 분들이 읽기엔 조금 힘들 수도 있겠습니다. 가격은 5천원으로 약간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책의 완성도와 군소 출판사의 형편을 생각하면 이해가 가는 가격입니다.


 


  내용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을 위한' 잡지를 표방하는 RE는 대표 이운연 목사님의 우리가 믿는 내용을 다시 생각해 보자는 권유로 시작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정신을 뚜렷이 드려내려는 듯 강영안 서강대 철학과 교수의 '질문하는 신앙'이라는 글로 시작을 합니다. 글의 골자는 맹목적인 믿음에서 벗어나 소크라테스와 같이 질문을 하되 구체적 삶의 현장을 무시하지 말고 성경과 전통, 역사에 근거해서 하자는 것입니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라는 주제에 대해서 말입니다. 해박한 지식을 가진 철학자답게(신학도 공부하였지만) '질문'이라는 행위의 기반과 요소, 정의 등에 대해 명확히 하면서 글을 이끌어 나가는 기술이 수준급입니다. 그럼에도 개혁주의를 꿈꾸는 사람으로서 이 잡지의 캐치프레이즈(‘생각하는 그리스도인을 위한’)와 시작하는 첫 글에 아쉬움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신앙하는 자세에 대한 반성을 위해 필요한 것이 '질문'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강영안 교수는 옳치 못한 의도로 질문한 바리새인들과 대조하여 예수 그리스도께로 나온 어린아이들의 모습에서 바르게 질문하는 그리스도인의 표상을 찾으려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조가 빛을 바래는 이유는 어린아이들이 예수님께 온 것이 질문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말씀을 들으려고 온 것이고, 게다가 그 아이들에게는 강영안교수가 원하는 구체적 삶의 정황, 전통, 성경 등에 대한 지식도 결여되어 있는 상태라는 점입니다. 우리가 성경을 통해서 바른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찾고자 한다면 성경과 바른 설교 말씀에 대해 어린 아이와 같이 열린 마음으로, 또 한편으론 베뢰아 성도들과 같이 주의깊게 상고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우선입니다. 즉 '질문'이 우선이 아니라 '들음'과 '고찰'과 '반성'이 우선이 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단순이 이것들을 '질문'이라는 주인을 섬기는 하인들처럼 취급하는 것은 RE매거진과 첫 개시글에 대한 아쉬움을 남깁니다. 또한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강영안 교수의 인터뷰 내용들을 볼 때 그가 말하는 '질문'이 과연 소크라테스의 '질문'과 근본적으로 다른가 하는 의구심도 가시지 않습니다. 또한 계시의 범주에 '예언', '꿈', '신비적 경험' 등을 성경과 함께 놓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며, '질문'을 하는 목적을 결론짓는 부분에서도 그리스도인의 삶의 실천으로 무리한 널뛰기를 통해 바로 연결시키는 결말은 '사회복음'의 어두운 그림자가 얼핏 드리워진 느낌입니다.


 


  두 번째 글은 우리말 성경 번역의 뒷이야기를 이운연 목사님이 연재형식으로 쓴 글입니다. 첫 글은 마태복음 1:1절을 가지고 짧막하게 우리말로 성경이 번역될 당시의 상황을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의도에 개역개정의 오류와 잘못에 대해 살펴본다고 적어놓았는 데 이에 대한 본격적인 시작은 다음 연재글부터 하려는 모양입니다.


 


  세 번째 글은 대구산성교회의 황원화 목사님이 쓴 복음서에 대한 간단한 설명글입니다.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는 내용 가운데 복음서의 형성과정에 대해선 알 수 없다고 하면서도 여러 가설 중 한가지로 Q문서 가설을 굳이 언급하는 이유가 궁금해지는 글입니다.





  


  네 번째 글인 허순길 교수님과의 대담은 개혁주의에 대한 매거진RE의 생각이 처음으로 분명히 드러난 코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코너는 개혁주의의 핵심을 신앙고백의 교육과 교회 직분관의 바른 정립이라는 두 가지 요소들을 집는 것으로 전반부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허교수님 본인이 경험한 구체적인 개혁교회의 상황과 한국교회 현실을 다소 껄끄러운 부분까지 언급하며 설명하는 방식이 시원시원하여 마음에 듭니다. 중반 이후는 고신과 합신의 교단 통합 문제에 대해서 다루는 데 신앙고백의 일치가 우선이라는 말에 동의는 하지만 그것이 실천되지 않고 있는 문제만을 언급하고, 실제로 고신과 합신의 신앙고백의 차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것은 아쉬운 점입니다. 대담 마지막에 이운연 목사님은 매거진RE의 발간 목적을 ‘평신도들의 신앙고백 이해’, ‘성경 본문자체에 대한 이해’, ‘신앙과 예배생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는데 이러한 목적이 책의 표지나 발간사 등에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 점이 아쉽고 또한 이러한 목적이 명확한 정통 개혁주의 혹은 칼빈주의의 정의하에서 드러나지 않는 것은 더 큰 아쉬움입니다. 아마도 이것은 매거진RE가 다루는 주제의 범위가 엄밀한 개혁주의의 범위를 넘어서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섯 번째는 온생명교회 안재경 목사의 예배에 대한 글입니다. 열린예배와 같은 근원을 알 수 없는 예배가 판치는 교회의 세태를 돌아보며 교회의 공적인 활동으로서 질서를 요구하는 예배의 특징을 설명합니다. 결론에서 예배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식대로 드려야 하지만 예배의 요소와 순서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도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다며 끝을 맺습니다. 자의적인 예배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는 면에서는 어느 정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글이라고 할 수 있지만 종교개혁자들의 ‘예배의 규정적 원리(Regulative Principle of Worship)’에 대해 필자가 알고 있다면 이에 대한 내용도 자세히 언급하는 것이 독자를 위해 더 건설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식이 무엇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한 독자에게, 총회 차원에서 신앙고백에 충실한 예배를 기획해야 한다는 필자의 주장은 그의 본의를 알기엔 부족한 주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섯 번째 글은 찬송가 1장에 대한 이성호 교수님의 글인데, 찬송가 1장의 역사와 변천사, 필자의 경험, 의의 등이 잘 어우러진 글입니다.


 


  일곱 번째 글은 웨스트민스터 총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대구서교회 장로로 섬기고 있는 김종락 박사님이 쓰신 글인데 간단히 웨스트민스터 총회를 둘러 싼 당시의 상황을 알고자 하는 분들게 유용한 글 같습니다. 청교도를 ‘잉글랜드에 장로교 조직과 칼뱅주의 교리를 도입하려던 사람들’로 정의한 부분이나 존 녹스가 세운 장로교 체제를 ‘스코틀랜드 국교회‘라고 표현한 부분은 혹자에게는 동의가 힘든 부분일 것도 같습니다. 또 마지막에 잉글랜드가 1660년 왕정복고와 함께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들을 폐기하였다고 되어 있는데 제가 이해하기로는 올리버 크롬웰이 완전히 정권을 장악한 1650년에 이미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들을 폐기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더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여덟 번째 글은 서울성경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교수로 있는 이남규 교수가 신원 미상의 ‘김목사님’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로서 루터의 깨달음과 회심에 대한 이야기를 간략히 전합니다. 이 글도 연재 형식으로 지속될 것 같습니다.


 


  아홉 번째 글은 고신대 김진홍 교수의 글로 연재형식의 종교개혁 이야기인데 이번 주제는 이전 글과 같은 루터의 깨달음에 대한 부분입니다.


 


  마지막 열 번째 글은 그라티아 대표인 이운연 목사님의 계시록에 대한 입문 격의 글입니다. 명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계시록을 4부분으로 나누고 각각의 부분이 예수님의 초림에서 재림 사이의 역사를 보여준다고 진술하는 것으로 보아 무천년주의의 관점에서 쓰신 듯 합니다. 하지만 자세한 해석이 나온 것은 아니고 개괄적인 진술만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총 10편의 글을 읽으면서 매거진RE가 어떠한 잡지일까 궁금했던 마음이 상당수 풀렸습니다. 제가 받은 느낌은 조금은 넓은 범주의 개혁주의 정의안에서(개혁주의라는 말을 굳이 쓰려고는 하지 않으면서) 복음주의권 교회를 무비판적으로 다니는 성도들을 타겟으로 성경의 배경과 해석, 교회의 역사, 전통적인 신앙고백들에 대한 지식의 필요성과 더불어 조심스레 한국 교회의 문제점들을 알리고 깨우치는 역할을 감당하려는, 그리고 그것이 다소 고신측 중심의 성향을 가지고 이루어지는 매거진이라는 것입니다. 정통 개혁주의의 범주 안에서 엄밀하고 자세한 지식을 얻고자 하는 독자 분들에게는 다소 실망을 줄 수도 있는 잡지이지만 다소 눈을 낮추고, 성경에 충실한 교회를 고민하고 꿈꾸는 그라티아출판사의 작은 시도만을 놓고 본다면 긍정적인 면이 있는 잡지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잡지에 대해 추가적인 정보를 원하시는 분은 그라티아 출판사 홈페이지(www.4re.co.kr)를 들어가 보시기 바랍니다. 다만 아직 시범운영 중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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