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G 탐방과 후기

제목한국개혁주의 설교연구원 설립21주년 기념세미나(후기)2018-06-28 11: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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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간(2013년 8월 26일~29일)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양수리 수양관에서 한국개혁주의 설교연구원 설립 21주년 기념세미나가 열렸다. 이 기관에서 주최하는 정기 세미나는 귀국(2011) 이후 줄곧 참석하고 있는 두 곳(다른 한 곳은 한국성경신학회 정기 세미나임) 중 하나이다. 




특별한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이 곳 세미나에 연속적으로 참여하는데는 나름 세 가지 주된 이유가 있다. 첫째, 한국개혁주의의 현실을 현장감있게 느낄 수 있다. 둘째, 개혁주의와 관련하여 다양한 강의가 배설됨에 따라 여러 개혁주의 신학자들과 그들의 사상을 한번에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셋째, 비교적 안전하고 평온한 개혁주의 울타리 안에서 동역자(신학자, 목사, 목회자 후보생)와의 만남과 교제가 이루어지는 장(場)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올해는 썩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몇 가지 요인이 있었다. 올 2월에 있었던 제27기 정기세미나에서 겪은 실망의 여운이 여태 남아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작년과 동일한 장소에서 개최한다는 것도 기분 좋은 소식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일면식도 없는 목사들과 (선택의 여지없이) 몇 날을 좁은 방에서 동고동락해야 하는 일이 내심 부담되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두 어 주 전에 다친 허리가 완쾌되지 않은 상태라 빠듯한 세미나 일정을 잘 소화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있었다. 무엇보다 몸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원한다고해도 고집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몸이 빨리 회복되었다. 그리고 세미나 개최 몇 일 전에 행사 운영을 맡은 목사님과의 짧은 통화가 마음을 굳히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척박한 한국 교회 상황과 녹록하지 않는 현실 가운데 개혁주의를 뿌리내리려 고군분투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드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참석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러한 나의 생각은 오산이었다. 아니 민망스러울만큼 큰 착각이었다. 깊이 고려하지 못했던 일이 현실이 되어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 좋은 분들 뿐만 아니라, 귀한 은혜를 예비해 두셨다. 이번 세미나의 주강사이셨던 제프리 토마스(Geoffrey Thomas) 목사님은 고령의 나이(76세)에도 불구하고 각가 세 차례의 저녁 집회와 강의를 통해 시종 진지하면서도 온화한 모습으로 영감있는 가르침을 전해 주었다. 




토마스 목사님은 저녁 집회에서는 주로 '죄죽임'이라는 주제에 천착하여 설교를 하였다. 깊이있는 성경 이해와 설득력있는 논증으로 오늘날 교회 강단에서 왜 죄죽음에 관한 설교가 항상 울려퍼져야 하는지를 잘 설명해 주었다. 세 번의 강의에서는 이번 세미나의 중심 주제인 '양자됨의 교리와 목회 사역의 실제'와 관련된 내용을 전달하였다. 개혁신앙을 말하는 사람이라면 '양자됨의 교리'에 대해서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양자됨의 은혜'를 실제적으로 깨닫고 누리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이런 아이러니한 신앙 현실을 반영하듯이 목사님은 양자됨의 교리가 성도의 삶에 실효적으로 미치는 친밀성과 부요함과 탁월성에 관하여 마치 장인이 한땀 한땀 수를 놓듯이 진심과 정성을 담아 가르쳤다. 때로는 속닥이는 이웃집 할아버지같이 부드럽게, 때로는 강직한 선생님같이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양자됨의 교리의 진수를 온화하면서도 힘있게 설파하였다. 




사실 엄밀하게 말한다면, 토마스 목사님의 설교와 강의는 전혀 새롭다할 만한 내용은 아니다. 이 분의 스승인 존 머레이 목사님과 존 머레이 목사님의 스승인 수많은 개혁자들과 칼빈 목사님을 통해서 강조되어 온 내용들이다. 그럼에도 새삼스러울 것이 없는 가르침에 새삼 놀라게 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나는 세미나 기간 내내 토마스 목사님과 함께 참석한 그의 부인의 행동을 주목하여 보았다. 강단에 서 있을 때뿐만 아니라 강단 아래에서 자신의 아내와 다른 성도들을 어떤 태도로 대하는지 지켜보았다. 짬깐이지만 그와 나눈 몇 마디 대화 속에서 그가 어떤 목사이며, 신학자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는 강단 위에서 고래고래 소리치며, 자신도 담지 못할 말만 떠벌리는 그런 설교자가 아니었다. 그동안 종종 보아왔던 신학적 지식과 정보를 나열하는 것으로 신학자로서의 사명을 다했노라고 으쓱대는 그런 종류의 신학자가 아니었다. 날마자 죄의 지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며, 은혜로서 죄죽임에 동참하며, 양자됨의 특권 가운데 감격해 하는 그는 진정한 성도였다. 단기기억상실증이라는 질병을 앓고 있는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하며 섬기는 경건한 남편이었다. 그래서 나는 운영진으로부터 기도 순서를 부탁받았을 때, 진실로 하나님께서 그와 그의 아내에게 더 크신 은혜와 긍휼을 베풀어 달라는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남은 생애, 두 분이 하나님 앞에서 해로할 수 있기를 간청하였다. 이 대목의 기도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솟구쳤다. 그리고는 마음 속으로 영원한 나라에서 다시 만나는 날, 이곳에서의 추억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랬다. 




토마스 목사님의 설교와 강의외에 여러 순서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중에서 특히 두 분의 설교는 가뭄에 단비같았다. 개회 예배서 행한 조병수 목사님의 설교와 이틀날 새벽예배에서 행한 김병훈 목사님의 설교였다. (이 분들의 설교 어록을 정리하여 게시판에 올려 두었다. 궁금한 분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길...)


http://www.sdgfaith.com/index.php?document_srl=138548&mid=free


http://www.sdgfaith.com/index.php?document_srl=138671&mid=free




그리고 국내 목회자들에게 주어진 세 번의 특강 중에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과 관련한 김준범 목사님의 특강이 인상적이었다. 얼마 전에,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작성 459주년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유럽에서 개최된 '레포 500'(Refo 500) 컨퍼런스에 참석한 느낌이 생생하게 전달된 좋은 강의였다. 김 목사님은 개인적으로 나에게 이 컨퍼런스에서 있었던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나와 함께 참석하였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다소 실현가능성이 없는(?) 덕담을 전해 주었다. 이 행사에 참석하려면 앞으로 50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농담으로 받아쳤지만 솔직히 김 목사님의 형편이 많이 부러웠다. 김 목사님이 가르쳐 준 컨퍼런스 홈페이지를 통해서 느낌이라도 공유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하지만 두 번의 특강은 실망 자체였다. 그중에서도 어느 목사님의 특강은 분이 날만큼 실망스러웠다. 좀 심하게 말하면, 나와는 낯선 개혁주의계의 도올을 보는 것 같았다. 더이상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그러나 언젠가 기회가 주어진다면 공식적인 논의가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이러한 일이 나의 마음을 격동과 혼란으로 몰고 가지 않음에 감사한다. 오히려 역사적 개혁주의에 대한 더 굳은 확신과 소명을 고뇌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마지막으로 한 가지 감사의 제목을 말한다면, 몇 몇 목사님과 목회자 후보생들과 좋은 교제를 나눌 수 있었다는 점이다. 동질의 신앙 밖에서의 만남은 항상 산만하고 피곤하지만, 개혁신앙 안에서의 새로운 만남은 언제나 새로운 기대와 활력을 불어넣는다. 하나님의 세심한 은혜가 놀랍다. 세미나를 위해서 물신양면 돕고 섬긴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무엇보다 늘 우리가 바라던 것보다 좋은 은혜로 예비해 주시는 하나님께 영광과 찬송을 돌린다. Soli Deo Gloria!!






<세미나 이모저모>



▶ 세미나 강의안과 표제




▶ 주강사이신 토마스 목사님과 사모님, 주통역자로 섬긴 서창원 목사님




▶ 개회예배에서 설교 중인 조병수 목사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 새벽 예배에서 설교 중인 김병훈 목사님(화평교회)




▶ 휴식 시간 중에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토마스 목사님 부부


올해로 영국 Aberystwy교회 사역 48년주년을, 내년은 결혼 50주년(금혼식)을 맞는다고 함.


사모님이 단순기억상실증이라는 질병을 앓고 있는 중에도 두 분의 모습이 너무나 애틋해서 보기 좋았음


 



▶ 세미나 광경




▶ 셋째 날, 특강 중인 김준범 목사님(양의문 교회)




▶ 강의 중인 토마스 목사님




▶ 솔리데오 글로리아 교회 여름 수련회 이후 다시 반갑게 만난 문종철 목사님 가족



▶ 주나그네 목사



▶ 토마스 목사님과 기념 촬영, 헐~ 키 차이가...ㅠ 작은 것이 아니라 크심..ㅎ




▶ 셋째 날 수요 예배 마치고 기념 촬영(얼떨결에 사진 기사 역활을 함)



주나그네


201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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