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G 탐방과 후기

제목교개연『개척교회와 청빙』 세미나를 다녀와서...2018-06-28 11:21:27
작성자

교개연『개척교회와 청빙』 세미나를 다녀와서...




어제(1.27), 아내와 점심을 함께 나누다가 우연히 페친을 통해 알게 된 세미나 소식을 전해 듣고 부랴부랴 강서구에 위치한 어느 교회당을 찾았다. 다른 일정을 뒤로하고라도 갈만한 이유가 있었다.


 


김영규 목사님(개혁주의성경연구소)이 내가 사는 곳(김포)에서 그리 멀지 않는 지역까지 강의차 오신다는 소식도 빅뉴스였지만, 김 목사님을 조금 아는 나로서는 다소 놀랍기까지(?) 한 강의 주제에 강한 호기심이 들었다. 세미나 공식 주제가 그러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게 알려진 것은 '교회개척과 청빙'이라는 주제였다.


 



▶ 교개연 세미나 광경




▶ 질문 포화(?) 속에도 꿋꿋하게 답변하는 김영규 목사님






알고 보니, 경기도에 소재한 어느 신학대학원 출신의 동문들로 구성된 교개연이라는 연구 모임에서 주관하는 세미나였다. 김 목사님에게 사사받은 제자들의 모임 같아 보였다. 그래서인지 서로 간에 관계가 매우 돈독해 보였다. 개중에는 다가와 먼저 인사를 건네주는 낯익은 얼굴들도 있었다. 고마웠다. 개성연 연구 위원으로 있는 아는 두 분 목사님도 만났다. 이 분들과는 세미나마치고 식사 자리를 함께 가졌다.


 


4,50명 정도를 수용할만한 공간 안에 절반 가량을 조금 넘게 채우는 인원이 모였지만, 그들로부터 배출되는 배움의 열기가 피부로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열정과 진지함 면에서 최근에 내가 본 목회자 모임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모임이었다. 또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앞서 말한 것 같이 세미나 주제와 더불어 진행 방식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목회 실제와 관련된 내용들을 중심으로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주관하는 측에서는 마치 작심이라도 한 듯 미리 준비한 약 30여개의 질의를 김 목사님에게 퍼부었다(?). 거기다가 참관자들도 질문 공세에 동참하였다. 어느 세미나에서도 볼 수 없는 진풍경이었다.


 


질문자와 답변자 사이에 오랜 시간 동안 이해와 신뢰가 구축되어 있지 않다면 불가능한 일처럼 보였다. 전후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약간의 오해 소지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염려가 생길 만큼 5시간 내내 묻고 답하는 시간이 지속되었다. 교통 체증 때문에 허겁지겁 강의장에 들어선 인도자에게 쉴 틈을 주지 않고 마이크 앞에 앉자마자 포화같이 질문들을 쏟아내는 모습이 낯설었지만, 김 목사님도 이런 일이 익숙하듯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모습이어서 다행스러웠다. 그런데 더 흥미로웠던 점은 5시간 동안 계속된 질의 & 응답 공방전(?)에 누구도 따분하거나 지루해 하는 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시종일관 개혁주의 목회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예리하고 정련된 질문들이 쏟아졌을 뿐만 아니라 어떠한 물음에도 막힘없이 정성껏 설명하는 예봉과 같은 김 목사님의 답변은 듣는 이로 하여금 촉각을 곤두세워 몰입하게 만들었다.


 



▶ 목회자의 복장(가운)에 관해 역사적 실례를 들어 설명하는 김 목사님 




김 목사님 하면 늘 어려운 신학 강설이 연상되는데, 오늘은 여느 강의와 많이 달랐다. 개혁주의 목회의 실제와 관련한 주제들에 대해서 쉽고 친절한 설명이 이어졌다. 물론 내게는 완전히 새롭다할 만한 내용들은 아니었다. 이미 고민한 바 있거나 나름 해결했거나 대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는 주제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일 년 간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교회 개척의 어려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지점이어서인지 질문과 답변 하나하나가 새롭고 절실하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이어지는 김 목사님의 답변 속에서 위로와 힘을 얻게 되었다는 것은 특별한 감사의 제목이다. 김 목사님의 설명과 내가 지향하는 목회의 근사치가 그리 멀지 않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신앙 양심에 따른 관점과 해석의 차이에서 오는 두 어 가지 내용을 빼고는 거의 모든 면에서 공감과 일치가 이루어졌다. 공예배와 예식서와 찬양과 목회자의 세금 문제 등에 대해서는 좀 더 깊은 통찰을 경험하는 시간이 되기도 하였다.


 


수십 개의 문답이 오고 가는 동안-질문에는 다소 진부하고 투박한 내용도 없지 않았으나-, 김 목사님의 답변 속에서 질의에 대응하는 어떤 일관된 논리(방식)를 짐작할 수 있었다는 점도 이 세미나를 통해 얻은 수확 중의 하나였다. 내 방식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김 목사님이 동의하실런지는 모르겠지만...




첫째, 성경에서 분명하게 언급된 내용은 구체적인 성경적 예증을 들어 설명한다. 


둘째, 성경에 자세하게 언급되지 않은 주제에 대해서는 바람직한 교회 역사와 전통 안에서 축적된 전체 원리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셋째, 개인의 판단이 전거되어야 하는 물음에 있어서는 개인적인 신앙 자질과 양심의 관점에서 답한다. 


넷째, 근시안적 문제 해결보다 근원적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과 지구력에 중점을 두는 답변을 한다. 


다섯째, 확고하다고 말할 수 없는 아디아포라 문제에 있어서는 사색의 여백을 둔다(깊은 성찰을 요한다). 


여섯째, 교회 정치와 관련한 물음에 대해서는 교회 현실적 관점에서보다는 장로교회의 원리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것을 요구한다. 


일곱째, 목회자 개인의 명예와 영광과 관련하여서는 개혁신학의 정수가 삶을 통해 구현되도록 촉구한다.


 


예상치 못한 세미나였지만 예고되지 않은 즐거움과 확신을 만끽한 시간이었다. 세미나라고 하기 보다는 고전성과 현대성이 잘 버무려진 그러면서도 개혁주의 정신에 충실한 목회학 강의를 수강한 느낌이었다. 주제와 내용의 중량감에서 본다면 신학교에서 한 학기 이상 목회학 커리큠럼에 해당될만한 내용들이었다. 오늘 세미나에서 오고 간 질의, 응답에 살을 좀 보탠다면 충분히 좋은 개혁주의 목회 지침서가 만들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날 개혁신학을 표방하는 신학교에서조차 제대로 된 개혁주의 목회 지침서를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을 떠올려 볼 때, 더욱 그런 갈증이 생긴다. 나의 능력이 나의 생각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는것이 못내 아쉽고 안타깝지만, 나에게 허락하신 작지만 소중한 목회와 동역하는 성도들과 그리고 주변에 함께 이 길을 걷고 있는 목회자 후보생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바른 개혁주의 목회를 위한 지침을 잘 정리하고 나누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개혁주의 목회자로 부르신 하나님의 뜻과 그로 인해 나타날 그분의 나라와 권세와 영광에 대해서 새삼 깊이 묵상하는 시간이 되었음에 감사드린다. 아울러 항상 분명한 가르침을 주시는 김 목사님과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 모임 관련자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주나그네


2014.1.28.

댓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