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G 탐방과 후기

제목제26회 정암신학강좌 후기2018-06-28 11: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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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계절, 11월에는 내가 속한 교단에 년중 가장 큰 행사가 있다.


이즘이면 해마다 한국 개혁신학의 선견자이자 합동신학대학원의 신학 정신을 정초한 초대 원장 정암(박윤선)의 신학 사상을 기리는 강좌가 열린다. 정암 신학강좌가 그것이다.



제26회 정암신학강좌 강의집




오늘(11일) 올해로 26회를 맞이하는 강좌가 지구촌교회(목동)에서 열렸다.


조병수 교수(합동신학대학원 총장)께서 환영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정암 신학강좌는 한해를 마무리함과 동시에 새해를 다짐하는 절묘한 시기에 진행되는 뜻깊은 학술 행사이다. 이 자리를 빌려 합신의 선후배 동역자들 뿐만 아니라, 정암을 통해 합신의 과거와 현재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이 행사가 주는 특별하고도 의미 있는 혜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개회 설교 중인 박영선 목사




강좌에 앞서 박영선 목사님(남포교회)의 설교가 있었다. 얼마 전에 합동신학대학원의 석좌교수로 위촉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첫 대면이었다. 천하의(?) 박영선 목사다운 설교였다. 나에게는 언젠가부터 다른 것 같지만 늘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것처럼 들려 더 이상 주목하여 듣는 설교는 아니지만 오늘 설교에서만큼은 늘 같은 결론에 이르는 몇 마디의 정언(正言)들이 내 마음을 후벼팠다. 본문의 의미를 정교하게 해석하는 설교는 아니지만,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드는 능력과 자신의 생각을 적확하게 설명해 내는 능력에 있어서만큼은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설교자임에 틀림없다. 그런 점에서 그만한 설교자가 없다는 말에는 공감하지만, 최고의 설교자라는 칭송에는 여전히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된다. 그럼에도 박 목사님의 표현처럼 누구나 다른이로서는 대체불가능한 사역자이기에 누군가를 닮으려하고 모방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조용히 그러나 끈기 있게 마지막까지 살아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한 마디 농담이라도 놓치지 않을 기세로 설교에 집중하였다.


 


짧은 기념 예배에 이어 본격적인 정암 신학강좌가 진행되었다.


이번 강좌는 ‘개혁교회와 신앙교육’이라는 주제로 합동신학대학원의 현직 세 교수가 발제를 담당하였다. 이들은 신학교 교수 중에서 가장 연소하다고 점과 함께 모두가 역사 신학을 전공한 젊은 학자들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세 사람 다 16,7세기 종교개혁과 관련한 연구로 학위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중에 최근에 신학교에 임용된 한 사람은 나와 신학교 동기이고, 또다른 한 사람은 오래 전에 다른 신학대학원에서 함께 공부한 전력이 있어 친분이 있다. 그리고 나머지 한 사람은 신학교 후배지만 이들보다 먼저 교편을 잡고 있다. 나와는 직접적인 연고는 없지만 만나면 인사를 나누는 정도로 지내는 사이다. 앞선 두 사람과는 얼마 전 신학교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을 때, 연구실에 들러 차 한 잔 나누면서 담소를 나누었던지라 그들의 심정을 십분 이해하면서 강의를 경청할 수 있었다.


 


오늘 있었던 정암 강좌에 평점을 준다면, 최고점을 주고 싶다. 그간 내가 참석한 정암 강좌 중에서 베스트 오브 베스트였다. 세 가지 이유에서이다.




첫째, 합신의 신학적 정체성을 여실히 드러낸 강좌였다. 한국 장로교회는 물론이겠거니와 합신안에서도 다양한 신학적 주장과 노선이 감지되는 이즘 정암이 그토록 강조하였던 개혁신학의 본래적 가치와 적극적 가능성을 잘 표명한 강좌라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합신인으로서뿐 아니라 개혁신앙으로 목회하는 한 사람으로서 오랜만에 참으로 뿌듯하고 자랑스러워할만한 강좌였다.




둘째, 기획력과 집중력과 참신함이 돋보이는 강좌였다. 최근에 종교개혁 사상과 관련하여 학위를 받은 젊은 세 사람의 학자를 과감히 기용하여 ‘개혁교회와 신앙교육’에 관해 참신하면서도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마음껏 풀어놓도록 기획한 의도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개혁교회와 신앙교육’이라는 주제는 현교회적 상황에서 볼 때, 매우 시의적절할뿐더러 한국 장로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주제이다. 이 주제를 통해 청자들로 하여금 종교개혁의 유산에 대한 자긍심을 일깨우며, 종교개혁의 최적의 열매인 신앙고백 교육에 대한 관심과 열의를 갖도록 애쓴 노력은 가히 칭찬받고도 남을 만한 일이다.




셋째, 성의 있는 준비와 확신 있는 강의로 개혁신학의 품격을 돋보이게 한 강의였다. 발제자 세 사람은 수준 높은 내용의 강의를 책임 있게 완수하였다. 각주와 참고문헌의 형식과 내용을 주목하여 본 사람이라면 이들이 이 강좌를 위해 얼마나 애썼는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내용적 측면에서도 좋은 정보를 제공하였지만, 무엇보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위해 필요한 가치 있는 일이차 자료들을 있는 그대로 소개하였다는 점에서 이들이 보여 준 교회의 선생으로서의 진면목에 진정으로 박수를 보낸다. 지금처럼 변함없이 주님의 교회를 위해 성실하게 연구하고 발표하여 개혁된 교회를 더욱 풍요롭게 하는 일에 교회 선생으로서의 막중한 사명을 책임 있게 감당하는 사역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확신을 갖게 된 몇 가지 유익과 다짐으로 후기를 갈음하고자 한다.




첫째, 성경과 신앙고백(교리)의 균형 잡힌 교육을 철칙으로 삼고 있는 나의 목회 방식에 대해 다시 한번 격려와 확신을 얻게 된 시간이었다.




둘째, 개혁교회의 신앙고백(교리)은 단지 지난 시대속의 유물이 아니라, 오늘날 시대 


속에 교회를 위해서 역사적으로 가장 검증된 교육 수단일뿐 아니라 유효하고 효과적인 교육적 방편이며 또한 반드시 가르쳐지고 계승되어야 할 교회의 보물이라는 나의 목회 철학이 옳은 판단이라는 사실을 재삼재사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다.




셋째, 최근 목회를 하면서 신앙고백(교리) 교육과 관련하여 교회 자녀들의 실제적인 신앙 성장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가 하는 숙고에 대해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얻는 계기가 되었다. 당장에 혁신적인 방안을 도출하기는 어렵겠지만, 교회 자녀들이 참여하는 즐거움과 배우는 보람을 가지면서 신앙고백(교리) 교육에 동참할 수 있도록 현재로서의 최선의 방책을 준비하고 시도해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넷째, 강의를 들으면서 그간 개혁교회의 신앙고백을 강조한 것과 더불어 성도들과 함께 종교개혁의 역사를 촘촘히 살펴본 일에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그동안 꾸준하게 평신도를 위한 신학강좌를 통해 교회 역사를 공부한 것이 신앙고백의 참 의의와 가치를 이해하는데 얼마나 커다란 자극과 도움이 되는가를 새삼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역사적인 통찰과 안목 없이는 역사라는 그릇에 담긴 진짜 보화를 구별해 낼 수 없다. 역사적이고 객관적인 신앙을 위해서라도 바른 교회 역사에 대한 탐구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겠다.




다섯째, 오늘과 같은 논의는 신학강좌로서만 끝내서는 안 된다. 개혁된 신학의 현장화와 상황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목회자는 참여함으로서나 들음으로서 만족하려 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목회적 정황 속에서 오늘과 같은 주제들이 실제로 녹아질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교회 개혁을 밝힐 횃불은 이제 각 지교회를 섬기는 목회자와 직분자들에게 넘겨졌다. '개혁된 교회는 개혁되어 가야 한다'는 종교개혁적 명제를 실천으로 옮길때이다. 의미없는 명분을 위한 개혁이 아니라, 실제적인 변화를 이끄는 개혁이 수반되어야 한다. 강좌에 참석한 목회자들이 각자에게 주어진 목회적 현장에서 이러한 중차대한 교회사적 의미를 깨닫고서 오늘 시대에 요구되는 개혁의 과제들을 개혁된 정신으로 얼마나 충실하게 이행하는가에 따라 종교개혁의 생명력은 살아있어 역동하거나 혹은 상실하여 침체하고 말 것이다. 이것은 오늘 정암 강좌가 남긴 중대한 교회사적 과제이다.




마지막으로 오늘 강좌는 배부르지만 배고픈 추억을 남긴다. 나를 향해 간절히 구애(?)하는 책들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결국 한달치에 버금가는 생활비를 질러버리고 말았다. 내 두 팔 가득히 안긴 서적들은 마냥 웃고 있지만, 가난한 마음으로 살아야 할 남은 날들을 생각하니 나도모르게 우울모드에 빠진다. 그래도 교회와 목회를 위한 선한 충동이라고 위로하며 내심 밝은 미소를 지며 집으로 향하는 내 모습이 가난한 개혁교회 목사의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인가 싶어 안스럽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다. ㅎ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고 다짐한 시인처럼 나도 태양보다 더 존귀하신 주님을 사랑하며 내게 주어진 모든 환경에 감사하며 주께서 나에게 주신 이 길(사역)을 담담히 걸어가야겠다.




첫번째 발제, <제네바 교회와 신앙교육> 안상혁 교수(역사신학)




두번째 발제, <취리히 교회와 신앙교육> 박상봉 교수(역사신학)





세번째 발제, <팔츠(하이델베르크) 교회와 신앙고백> 이남규 교수(조직신학)



주나그네


201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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