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G 탐방과 후기

제목개혁주의성경연구소 가족수련회 후기2018-06-28 13: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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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개혁주의성경연구소 여름수련회 후기




8월 10일~12일(2박 3일) 동안 2015년 개혁주의성경연구소(이하 개성연) 여름수련회가 광릉세미나 하우스(포천 소흘읍)에서 진행되었다.




하루 지난 어제 우연히 연락이 닿은 지인 목사님으로부터 세미나가 진행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모임 장소로 달려갔다. 장소가 광릉 수목원 근처에 있었는데 우리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던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꼭 한번쯤은 참석하고 싶은 수련회이었다는 것이 단박에 참석 결정을 내린 결정적인 이유였다.




지인 목사님과 소식이 닿았어도 수련회 중간에 들어가는 모양새가 좀 민망할까 하여 수박과 아이스크림을 잔뜩 사들고 현장을 노크했다. 다행히 다들 목마른 사슴들처럼(특히 아이들이) 나를, 아니 양손에 들린 과일과 아이스크림을 환한 미소로 반겨 주었다. 




오랜 만에 뵙는 김영규 목사님은 예정에 없던 나의 방문에 뜻밖에 표정을 지으면서도 반갑게 맞아주셨다. 수련회 참석 인원은 얼추 40여명 정도 되어 보였다. 중간 규모의 세미나실이 가득 찰 정도였다. 가족 수련회라 그런지 어린 자녀부터 중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몇몇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대체로 아이들의모습은 밝고 신나 보인 반면에 장년 참석자들의 표정은 약간 지쳐 보였다. 어떤 이유로 전날 밤에 잠을 잘 못잤거나 강의 내용이 어렵거나 혹은 더운 날씨 영향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평소에 안면있는 몇 분 목회자와 근황을 나누었다. 전혀 기대하지 못한 얼굴이 있어 내심 반가웠다. 나와는 다른 이유에서 참석한 어느 분과는 함께 하는 동안 좋은 교제를 나누기도 하였다.




이윽고 이틑날 오후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가족이 다같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진행표에는 '친환경과학기술'이라고 적힌 순서였다. 갑자기 장내가 좀 소란스러워지는가 싶더니 김 목사님이 탁자 앞에 설치된 낯설게 보이는 기계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한참 동안 기계의 원리와 작동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그제서야 비로소 그것이 3D 프린터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말로만 듣던 3D 프린터를 이곳에서 조우하다니... 설명을 듣던 중에 몇 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 프린터를 김 목사님이 직접 제작한 것이라는 것과 이것을 이용하여 실제로 무언가를 만들어 활용한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3D 프린터의 무궁무진한 활용방안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정보를 얻게 되었다.




그런데 한가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다. 왜 개혁주의 타이틀을 붙인 수련회에서 이런 순서를 갖는단 말인가? 전날 실험 시간에는 다같이 수소 전지 실험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개성연 가족 수련회에서 볼 수 있는 톡특한 행사라는 것을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현장에서 보니 아연실색함이 더해 졌다.




한참 동안이나 3D 프린터와 관련된 이야기가 계속되었다. 목사님은 한 아이를 불러 직접 조작해 보도록 하였다. 모두들 신기한 표정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중간중간에 놀람과 감탄과 자조(프로그램 이상으로 물건을 만들어내지 못한 고로)섞인 음성이 흘러나왔다. 그런 모습이 무척 새롭고 신기해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실험은 무위로 그치고 말았다. 무슨 프로그램에 문제가 발생하였다고 하던데 장내 소음때문에 잘 알아 듣지 못했다. 잘 설명하였어도 알아들을 수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얼마 지나서야 개성연 수련회에서 이런 종류의 과학 실험을 병행하는 이유를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한마디로 어메이징한 발상이다. 이 점을 정확하게 설명하려면 또다른 장문의 글을 써야 할지도 모를 일인데, 지금으로서는 그럴 여력이 없다. 다만 이 글을 대하는 독자로 하여금 이 일에 대한 창조적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만족하고자 한다. 자세한 설명은 다음 기회에...




아무튼 이런 형식의 개혁주의 가족 수련회는 아마 세계 유일이지 싶다.

단언컨대, 신학자가 직접 개발한 친환경 전지와 3D 프린터의 제작 원리를 설명 듣고, 성도의 자녀들이 직접 조작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갖게 하는 개혁주의 수련회는 전세계 통틀어 이곳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는 개혁주의 수련회인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험 실패를 자인하는 김 목사님의 표정은 어둡기는커녕 마치 어린아이 같아 보였다. 실험을 지켜본 아이들의 표정도 여전히 밝았다. 그 사이에 장년 참석자들의 얼굴도 조금씩 화색이 돌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수련회의 하이라이트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간이 일어났다. 실험 시간이 마치고 자유 시간이 주어졌을때였다. 마침 수련회장에서 옛날 지인을 만났다. 과거 부교역자 시절에 섬기던 교회에서 함께 생활하였던 분이었는데, 현재 Y대 공대 교수이면서 그사이에 내가 졸업한 신학교에서 신학 공부를 마치고 강도사 인허를 받은 상태에 있는 분이었다. 한참 대화를 나누던 중에 이분은 대학에서 공학을 가르치는 선생으로서 김 목사님에게 궁금한 것이 있다면 나에게 함께 만나러 가자는 제안을 하였다. 




그리하여 신학자인 김 목사님과 공학 교수인 김 강도사님 사이에 엄청난(?) 논쟁이 시작되었다. 뜻하지 않게 두 분의 치열한 논쟁을 코앞에서 지켜보게 되었다. '시간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된 대화는 첨단 과학 사실에 관한 논쟁으로 확전되었다. 두 시간 넘게 두 사람 간에 물음과 답변 공방이 이어졌다. 그사이에 낀 나는 평생 들어도 모자를 진짜 물리학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즐거움을 누렸다. 급기야 김 목사님은 일어서더니 칠판으로 향했다. 칠판 전면에 가득히 알 수 없는 물리학 공식과 도표와 좌표를 기록하며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물리학적 지식이 일천한 나로서는 김 목사님의 설명을 다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러한 의도가 질문자에게 물리학적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하고자 함에 있지 않다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상대는 소위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에서 십 수년째 물리와 화학을 가르치는 교수이다. 그런 상대에게 교과서적 물리학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일뿐 아니라, 잘못하면 우스운 꼴이 날 수도 있는 일이다.




시간이 갈수록 논쟁은 더 본질적인 영역으로 확대되었다. 그럴수록 논쟁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시종 공격과 방어적 자세를 취하던 김 교수의 태도에 변화가 감지되었다. 김 목사님의 치열하면서도 열정적인 설명에 고개를 끄떡이기 시작하였다. 말미에는 양자간의 논쟁이 아니라 김 목사님의 일방적인 강의가 되어버렸다. 문외한은 나로서도 정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는 설명이었다. 결론 부분의 설명에서 나는 전기에 감전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비유하자면, 오랫 동안 한 손에 지도를 가지고 찾아다니던 보물선의 실체를 보는 것 같았다. 그동안 오래전부터 숙원하던 한 가지 중요한 물음에 해답을 얻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보람과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저절로 머리가 숙여질 수밖에 없었다. 




시간을 파하고 김 교수님에게 논쟁 소감을 물었다. 묘한 표졍을 지었다. 무언가 복잡한 생각을 한순간에 정리하는듯 보였다. 그리고는 한마디 내뱉었다. "내가 알고 있는 모든수 중에서 최고의 실력자입니다. 어떻게 이런 분이 여기에..." 말을 잊지 못했다. 선생으로서의 진심을 읽을 수 있는 한마디였다. 이후로 얼마 동안 개혁주의 신학에 대해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저녁 시간쯤 집으로 돌아왔다가 마지막 날 오전 강의를 들으러 다시 수련회 장소를 방문하였다. "어거스틴 신학의 진보와 웨스트민스터 총회 성직자들의 신학적 공헌들"이라는 제목으로 김 목사님의 강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학문적으로 배우는 기쁨보다도 신앙고백적 희열에 감격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최근에 개인적으로 어거스틴에 대해 새롭게 공부해 보고자 하는 열망을 품게 된 나로서는 정말 나만을 위한 강의라는 착각에 빠질 만큼 큰 도움을 얻었다. 물론 강의안과 설명의 여백 속에 있는 궁금증들은 나에게 남겨진 숙제이기에 부담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얼마 되지 않은 시간 동안 많은 배움을 얻었을 뿐 아니라, 나의 신앙과 목회를 다시 돌아보게 되는 기회도 얻었다. 항상 진실과 본질을 추구하는 신앙과 목회, 언제나 겸손하게 성경 안에서 해답을 찾아가는 신앙과 목회, 늘 주께로부터 받은 것을 아낌없이 나눠주는 자리에 있는 신앙과 목회... 어거스틴과 웨스트민스터 신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앙망한 신앙과 목회의 본질이며, 우리 시대에 개혁된 교회가 추구해 가야 할 신앙과 목회의 방향이다. 




그외에 목회적인 관점과 교회 교육적인 측면에서 얻게 된 아이디어나 별외로 전하고 싶은 소식이 있지만, 금주에 마쳐야 할 사역 준비로 관계로 이즘에서 정리해야 할 것 같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섬기는 교회 성도들과 함께 고민하며 나누고자 한다. 바쁜 중이었지만 시간 내어 다녀오길 잘 한 것 같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나치는 거대한 광릉수목원의 숲과 맑은 공기는 모든 것을 주는 자의 심성을 닮은 자연, 그 자체였다. 


 


▶2015년 개혁주의성경연구소 가족수련회 이모저모



주나그네


2015.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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