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G 탐방과 후기

제목<교회탐방>실로암 교회2018-06-27 12: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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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10월 15일-17일)간 경북 영천 금호읍에 소재한 실로암 교회를 방문하였다. 


대구시에서 자동차로 50분 남짓 거리에 있는 조그만 시골에 위치하고 있었다.


 


최근에 탐방한 교회 중에서 수도권 지역에서 벗어난 첫번째 교회이며,


거리상으로도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교회이다.


 


이 교회를 탐방하기로 마음에 먹은 이유를 말하자면 조금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 이 교회를 담임 하는 이광호 목사님과의


인연(하나님 안에 섭리이지만)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캐나다 캘거리에서 사역하던 초기(2008년 경)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 교회는 WCC 문제, 좀 더 넓게 말하자면


한국 교회의 연합 문제로 한창 내홍을 겪고 있었다.


   


그때 내가 속한 교단의 총회장은 이런 기류의 중심에 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내가 볼때에) 그 분의 행보는 매우 위태로와 보였다.


아무리 총회장의 직무를 교단 정치적인 관점에서 이해한다손치더라도


신학과 고백이 명백하게 다른 교단과 교회지도자들과


손을 맞잡고 WCC 개최에 우호적인 태도를 견지한다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두 차례에 걸쳐 교단 신문 홈페이지를 통해


'총회장에게 보내는 공개 서신'을  보냈다. 한낱 이름 없는 젊은 목사가,


그것도 외국에서 존엄하신(?) 총회장을 향해 날선 비판과 


깊은 우려를 표명하는 공개 서신을 썼다는 사실만으로도


교단내에서 이슈가 되었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지만 편지를 읽은


교단 목회자들과 동료 목사들로부터 소리없는 응원과 격려를 받기도 하였다.


 


하지만 감히 총회장을 비판 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나를 웃어른도 몰라보는 예의 없는 목사로 힐난하는 이들도 있었다.


교단 홈페이지는 이 일에 대해서 각을논박의 장이 되고 말았다.


나중에는 내가 서신을 쓸 수밖에 없었던 본질적인 이유는


사라진 채, 마치 편싸움을 하듯이 인신 공격이 오고가는 상황에 이르렀다.


 


일시적이었지만 후회와 좌절도 겪었다.


그때, 고국에서 한 통의 메일이 전달되었다.


상심에 빠져 있는 나에게 큰 위로를 주는 내용의 편지였다.


바로 이광호 목사님께서 보내신 메일이었다.


 


당시만해도 아무런 연고도 없었고,


서로 만나본적도 없었건만 어디선가 이 사태를 전해 들으시고


일면식도 없는 나를 염려하는 글을 보내 주셨다.


목사님은 그 메일을 통해 자신도 과거 속해 있었던 교단 안에서


유사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축되지 말고 진리안에서 정진하라고 권면해 주셨다.


 


그렇게 우연스럽게 받은 그 한 통의 메일은 


이후로 이 목사님과 관계와 만남에 있어서 너무나 소중하고


의미있는 끈이 되어 주었다. 그리고 몇 해만에 고국에


잠시 나왔을 때, 그제서야 이 목사님을 직접 뵙게 되었다.


 


비록 두어시간 동안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이전에 다른 신학자나


교수들과는 무언가 다르면서도 내면의 진실함이 전달되는 교회 선생을


만난 느낌이었다. 그후로 캐나다로 돌아와서도 종종 연락을 드렸다.


그때마다 성실하게 답신을 보내 주시곤 하였다.


 


하지만 내가 실로암 교회를 가 보기로 마음 먹은 것은


이 목사님과의 사적인 인연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어서였다. 이 분이 실제로


섬기는 지교회를 직접 살펴 보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나는 개혁주의 신학을 만난 이후로


'진정한 개혁 신학은 진정 교회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신앙 지론을 갖게 되었다. 교단위에서 아무리 훌륭한


신학을 말한다 할지라도 그 신학이 교회를 통하여 적절하게 발현되지


않는다면 어쩌면 개인의 지적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현학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하여 실로암 교회를 방문하기 전에 이런


염려가 있었다는 뜻은 아니다. 목사님과 교제와 또 목사님을


신망하는 성도들을 통하여 이 교회에 대하여 어느 정도의  


사전 지식을 갖고 있었기에 염려보다는 기대감이 앞 선


발걸음이 될 수 있었다.


 


실로암 교회에서 함께 한 주일 활동(예배와 교제)에서 느낀


점을 간단하게 스케치하는 것으로 탐방 소회를 대신하고자 한다.


 


 ▶ 경북 영천시 금호읍의 어느 작은 마을에 위치한 실로암 교회 전경


 


복층 구조 건물로 아랫층에는 교육과 교제와 식사를 위한 시설이


되어 있고 윗층에 예배당이 있다.


 

▶ 예배당 입구에 비치되어 있는 시편찬송가 


 


이 교회의 주일 예배에서는 전곡이 시편찬송가로 구성되어 있는데.


기독지혜사에서 발간한 스코틀란드 교회의 시편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음과 곡조에 있어서 유럽 개혁(파) 교회의 시편찬송가와


비교하여 좀 더 소박하고 단순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개역성경판 시편 구절을 있는 그대로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음률을 맞춰 부르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이 교회의 대부분의 성도들은


매우 자연스럽고 능숙하며 아름답게 찬송하고 있었다.


 


▶ 예배 전에 시편 해설을 청취하고 있는 회중의 모습 


 


본격적인 주일 예배(오전 11시)가 시작되기 전에 이 목사님의 인도로


시편 해설 시간을 갖는다. 성도들과 함께 매주마다 한 장씩 읽고,


 그 안에 있는 중요한 성경적 교훈을 나눈다. 15분 정도 할애되지만 


매우 알찬 설명과 더불어 진지하게 청취하는 성도들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 시간은 여러모로 유익함이 있어 보인다.


예배 참석자로 하여금 말씀으로 마음을 가다듬게 할뿐만 아니라


가정 예배나 개인 묵상을 돕는 자료로도 활용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실로암 교회 주일 예배 풍경 


 


예배에 있어서 일단 눈에 띄는 한 가지 긍정적인 모습은


남여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든 회중이 한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부모와 함께 예배에 참석하는 아이들도 훈련이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일반 교회에 비해 비교적 긴 설교 시간이었지만


지루해 하거나 딴청을 피우는 아이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또 한 가지 좀 특별하게 와 닿는 부분은 대부분의 성도들이


설교 기록 노트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설교를 들으면서


무언가를 열심히 필기하는 성도들의 모습은 흡사 수준 높은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의 태도를 연상시킨다.  


 


이 목사님의 설교에는 특별한 기교나 강한 인토네이션을 찾아볼


수 없다. 마치 강의하듯이 시종 평이한 해설톤을 유지한다.


이 목사님의 설교는 일반적인 강해 형식이기는 하였지만


어떤 틀에 갖추어졌다기 보다는 성경 본문을 순서대로


의미를 해석하되, 성경 전체에서 갖는 구속사적 의미를 집중적으로


조명하여 듣는 이로 하여금 말씀 속에서 적용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돕는) 방식이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성경 강해 순서는 설교자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회의 결정 사항에 따른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당회가


목사에게 성경과 주제를 결정해 주는 방식이다.


목회자와 당회 사이에 깊은 신뢰가 없다면 결코 쉽지 않는 일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예배 형식과 관련된 (일반 교회와 비교하여)


또 다른 특징을 말하자면 주보와 (광고 형식을 통한)헌금 강조가 없다는 점이다.


 


또한 실로암 교회에는 일반 교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특이점이 있다.


장로와 집사 직분에 관해 임기제를 실시하고 있다.


장로와 집사(이 교회에서는 서리 집사 제도가 없음)는 공동의회에서


성도들의 투표를 통해 선출되며 각각 4년, 2년 동안 사역을 감당한다.


장로는 연임이 허용되지 않지만 집사는 사역 종료후에도


장로 선출에 대한 피선거권을 가질 수 있으며 연임도 가능하다.


교회 중직을 맡은 한 분은 실로암 교회에서 이러한 직분 제도를


시행하기까지는 수년간 성도들과 기도와 연구 과정이 있었다고


전해 주었다. 이 목사님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이같은 직분 제도에 대하여 많은 오해를


받았고 지금도 그러하다고 하였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유럽 개혁교회의 전통과 직분 이해에


대한 무지와 생경함에서 비롯된 웃지 못할 해프닝인 것 같다. 


실로암 교회는 교회 고백적으로는 전통적인


장로교회를 따르는 반면, 교회 직분론에 있어서는 유럽 개혁 교회의


전통을 따르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두 가지 전통 모두 칼빈주의


또는 개혁주의라고 불리는 신학적 뿌리에서 연유되었을 뿐만 아니라,


교회 정치면에서 약간의 강조점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확고한


성경적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전혀 상이한 전통이라고 말할 수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 교회 안에서 장로교회적이면서 동시에 개혁교회적인


이해와 전통을 잘 살린 교회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 교제와 식사 시간


 


오전 예배를 마치면 모든 성도가 아랫층으로 내려와 함께 점심 식사를 한다.


이 날은 감칠맛 나는 미역국에 현미밥을 말아 먹었다. 맛있었다.


주일 오후 모임을 모두 마치고선 어느 성도님 가정을 방문하였다. 


당회적으로는 심방의 기회로, 교회적으로는 교제의 기회로,


그리고 나에게는 이 교회 성도들의 교제의 방식을 살피는


기회가 되었다. 성도님의 자제를 개인적으로 아는 이유때문이었는지


매우 친절하게 대해 주셨다. 비슷한 연배의 네 가정이


함께 모여서 맛있는 음식과 더불어 정다운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리고 교회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고민도 함께 나눴다.


일반 교회 사람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진지함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아무튼 성도간의 허심탄회한 속 이야기를 통해서


이 교회를 보다 입체적으로, 그리고 진실되게 이해하게 되었다는 점은


맛있는 음식을 대접받은 것보다도 더 의미있는 일이었다.


 

▶ 교리 공부 중인 어린이들


 


한 시간 정도의 식사 시간이 마치면 어른들과 아이들이 분반이 이루어진다.


장년들은 다시 윗층 예배당으로 올라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배우고


아이들은 아랫층에 남아서 소요리문답을 공부한다.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옹기종이 모여 앉아 교리를 배우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한국 개혁교회의 희망차고 감사한 내일을 본다.


▶ 교리 공부를 위해 공부방에 모여 앉은 주일학교 고학년생들 


위(그림)에 동생들보다 한결 의젓해 보인다.


 

▶ 웨스트민트서 신앙고백를 공부중인 장년 그룹 


 


이 교회에서는 주일 오후에는 모든 성도들이 두 그룹으로 나뉘어져


교리 공부에 참석한다. 현재 장년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공부하고 있었다. 주교재는 이 목사님이 직접 쓰신 웨스트민스서 신앙고백


해설서이다. 이 목사님은 가능한 한 쉽고 평이하면서도 깊이있는


해설을 해 나갔다. 나역시도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앞으로 시도하게 될 교리 공부에 대해서 


한 가지 중요한 팁을 얻게 된 기회이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이 교회에서는 격주 금요일 밤에 성도들이


모여서 세 시간 가량 칼빈의 기독교강요를 독회하고 있다고 한다.


오랜 시간 이러한 지속적인 배움들이 쌓여서 오늘의


실로암 교회가 형성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로암 교회의 이러한 교육적 환경이


갖는 특별함을 오히려 신앙적 엘리트주의와 냉냉한 지성주의로


폄하하는 시도도 없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본 실로암 교회는 장로교적 전통과


개혁(파)적 전통이 지닌 장점이 잘 어우러진 진리 안에서의 보편성을


지향하는 교회임에 분명하다.


 


다만 지금까지 이 교회가 보여 주고 있는


진리 안에서의 상식이 어떤 교회나 성도에게는 불편한 진실처럼


여겨지며, 지난 이십여년 동안 그리스도의 몸된 보편교회을


확장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 교회의 진실과 노력이


마치 특수한 환경의, 특수한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비현실적인 교회인양 비춰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 목회실에서 대담 중인 이광호 목사


 


이 목사님과 이야기를 나눌수록 (몸체는)작지만 호방한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매력이 많은 분이다. 신학자로서의 냉철함과 목회자로서의 따뜻함과


성도로서의 겸손함이 성품과 기질 속에 조화롭게 잘 어우러져 있다.


 


목사님께는 실례가 되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능력과 은사에 있어서는


비교할 수 없지만 기질적으로 신앙과 삶을 관조하는 자세에 있어서 나와


유사점이 많다는 생각을 감히 하게 된다. 비교의 대상이 되고자 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내 스스로 모자른 자임을 알기에 본받기 원하여 하는


일종의 다짐같은 것이다.


 


하지만 장시간의 대화 속에서 이 분의 고충과


염려에 대해서 감지할 수 있었다. 실로암 교회를 나서기 바로 직전에,


목사님은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목사님이 보시기에 우리 교회가 부족한 점이 무엇입니까?


저희가 잘 모르는 부족함이라면 고쳐야 하겠기에 묻는 것입니다" 


 


예상치 못한 물음이었기에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잠시 후에 이렇게 말씀드렸다. "목사님, 실로암 교회가


지나왔던 길은 곧 우리가 거쳐야 할 길이고, 실로암 교회가 고민하는


문제는 곧 우리가 앞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이기도 합니다.


실로암 교회가 이 땅에 그리스도의 몸 된 보편 교회로


더욱 바로 서기 위해서는 실로암 교회와 같은 교회들이


더욱 많아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 교회들은 진리로 인해


얻는 다양한 배움과 풍성한 유익을 함께 지속적으로 나누어야 합니다.


그 일을 위해 몇 발자욱 앞 서 나선 실로암 교회가


더욱 힘을 내어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오직 말씀 안에서만 가능한


보편 교회의 세움을 위해 진리 안에서 참된 교회를


지향해 가는 개혁 동지들과 교회 교회들과 마음을 


모아 함께 정진해 가야 합니다. 목사님과 실로암 교회가


저와 우리의 멘토가 되어 주십시오"


 


소감을 정리한다면, (내가 보기엔)실로암 교회는 한국 교회 환경에서는 


보기 드물게 역사적 장로교와 전통적인 개혁교회의 모습이


조화롭게 유지되고 있는 지교회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최상이거나 최고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 점에 관해서 실로암 교회와 이 교회에 속한 성도들은


진지하고 치열하게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그 고민과 열매는 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적어도 내 조국에서 성경적인 개혁교회를 이루어가기를


소망하는 모든 이들과 차별없이, 또한 가감없이 나누어야 하는


고민과 열매이기도 하다는 사실이다.


 


진리안에서의 상식이 보편 교회의 상식이 되는 그 날까지,


우리 시대의 참된 교회간의 진정한 연합과 일치를 이루는 그 날까지,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서 정진해 갈 수 있기를 소원한다.


 


 주나그네


2011.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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